부상하는 BYD와 한국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물결
중국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BYD)가 최근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새로운 전기 세단 ‘씰(SEAL)’을 공개하고 사전 예약을 시작하며 국내 자동차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테슬라 모델 3와 직접 경쟁하는 모델로 알려진 씰은 BYD의 선진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대를 동시에 보여주며 한국 시장 공략의 또 다른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BYD의 약진은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BYD는 이제 ‘중국산 전기차’라는 제한적 프레임을 넘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며 산업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BYD는 뛰어난 제품 경쟁력은 물론, 혁신적인 판매와 유통 전략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BYD의 차별화된 유통 전략은 기존 자동차 시장의 관행에 변화를 가져오며 한국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물결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판매는 딜러십을 통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구조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크게 두 가지 모델로 구분됩니다. 현대·기아와 같은 국산차는 제조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 전시장과 대리점을 통해 판매되는 반면, 벤츠, BMW와 같은 수입차는 공식 수입사를 통해 각 지역 딜러십이 판매를 담당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국산차 브랜드 중 대표적으로 현대‧기아 자동차는 전국 약 2000여 개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수입차 브랜드들은 상대적으로 제한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으며, 주로 대도시와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전시장을 전략적으로 배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적 딜러십 모델은 오랫동안 안정적인 판매 채널로 기능해 왔지만, 점차 여러 한계점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딜러들의 재고 부담과 중간 마진 발생으로 인한 가격 상승은 물론, 가격 협상 과정의 불투명성, 복잡한 구매 절차, 지역별 서비스 품질 편차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대의 도래와 함께 전통적인 자동차 유통 모델의 한계점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구조가 단순하고 유지보수 빈도가 낮으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중요한 특성을 가지기에 기존 딜러십 모델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딜러십의 역할과 수익 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요구되면서, 온라인 기반의 차량 판매 시스템이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딜러십의 공존, BYD의 하이브리드 유통 전략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BYD의 한국 시장 진출 전략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BYD는 기존 딜러십 모델을 활용하면서도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는 온라인만으로는 완전한 자동차 구매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시장 현실을 반영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일상적인 온라인 쇼핑에는 익숙하지만, 자동차와 같은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때는 여전히 직접 보고, 만지고, 경험하는 오프라인 접점을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BYD의 전략은 이러한 한국 소비자의 구매 행태와 선호도를 고려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BYD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기반으로 현재 국내에서 삼천리EV, DT네트웍스, 하모니오토모빌, 비전모빌리티, 지엔비모빌리티, 에스에스모터스, 6개의 공식 딜러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이들 딜러사를 통해 전국 9개 권역에 15개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30개, 2026년까지 70개의 공격적인 네트워크 확장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요 도시와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고, 향후 온라인 판매 시스템과 연계한 하이브리드 유통 전략을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투명한 정보와 편리한 구매 프로세스를 제공하되, 오프라인 전시장을 통해 실물 경험과 상담, A/S 등을 보완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현지 플랫폼과 손잡는 BYD, 실행 가능한 유통 혁신의 시작
BYD는 현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하이브리드 전략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현지 시장에 친숙한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은 신규 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BYD의 빠른 시장 적응과 소비자 신뢰를 구축하는데 효율적인 경로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차봇모빌리티와 같은 딜러 네트워크 기반의 통합 차량 구매 플랫폼은 기존 딜러십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며 BYD의 판매 전략에 큰 시너지를 더할 수 있습니다.

실제 이러한 전략은 이미 태국 시장에서 도입되고 있습니다. BYD는 태국에서 현지 자동차 리스 및 판매 플랫폼인 ‘마오두(Maodou)’와 ‘EV 프리머스(EV Primus)’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온라인 기반의 차량 판매 채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BYD는 태국의 디지털 친화적인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며 시장 침투율을 높이고,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형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차봇모빌리티는 온라인 실시간 견적 비교, 리스/할부 조건 시뮬레이션, 맞춤형 보험 설계, 차량 시공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구매의 전 과정을 일원화한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합 서비스는 소비자들이 더 빠르고 정확하게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며, 특정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보다는 ‘가격’과 ‘서비스 경험’을 우선시하는 실용적인 소비자층의 니즈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BYD가 추구하는 직접 판매 채널 구축에 있어서도 차봇모빌리티는 단순한 유통 경로를 넘어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핵심 인터페이스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차봇은 소비자의 차량 선택부터 구매, 차량 관리, 그리고 궁극적으로 재구매까지 이어지는 디지털 소비 여정의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거 테슬라가 자사 온라인 판매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고 소비자 경험을 통제하려 했던 방식이 아닌 현지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보다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구축하는 효과적인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유통 전략’, 한국 시장의 청사진 되나

BYD의 한국 시장의 유통 전략은 단순히 한 기업의 판매 전략을 넘어, 한국 자동차 시장 전체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유통 모델, 투명한 가격 정책,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고객 경험 등은 기존 업체들에게도 변화의 압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는 단순히 차량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전기차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고객 경험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판매 시스템의 성공적인 도입과 기존 딜러십과의 조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진다면, BYD는 한국 자동차 시장에 새로운 유통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