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 프로젝트 비하인드, 현대홈쇼핑 오영걸 팀장·정용회 책임 인터뷰

유통 대기업과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협업은 더 이상 낯선 장면이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한 투자나 파일럿 성격을 넘어, 양측이 각자의 역량을 결합해 새로운 산업 모델을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는 사례는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최근 현대홈쇼핑과 차봇 모빌리티가 진행한 ‘차봇 플러스+’ 프로젝트는 이러한 상생 구조가 실제 서비스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번 협업의 출발점은 현대홈쇼핑의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H.I.G.H(Hyundai Innovation Growth Hub)’였습니다. 대기업 조직 내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시도와 기술 기반으로 자동차 구매 경험을 혁신하려는 스타트업의 방향성이 맞물리면서 프로젝트는 빠르게 추진력을 얻을 수 있었는데요. 양사는 ‘홈쇼핑에서 자동차를 산다면 어떤 경험이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홈쇼핑이라는 전통 유통 채널과 디지털 오토커머스 플랫폼을 결합해 기존 홈쇼핑 자동차 카테고리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상품 모델을 구현해 냈습니다.

약 3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11월 16일 첫 번째 결과물인 ‘차봇 플러스+’ 방송이 공개됐습니다.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70분 방송 동안 1,350건의 상담 콜 유입과 평균 대비 약 20배 증가한 앱 신규 가입자, 신차 상담 비중 확대 등의 성과가 확인됐습니다. 이는 방송-플랫폼-컨시어지 서비스로 이어지는 통합 구조가 실제 고객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보여주며, 홈쇼핑과 디지털 오토커머스의 접점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을지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는데요. 이러한 성과는 이 실험을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한 양사 실무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차봇팀과 함께 이번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현대홈쇼핑 라이프사업부 렌탈팀 오영걸 팀장과 정용회 책임을 만나 협업 과정에서의 고민과 인사이트, 앞으로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히 들어보았습니다.

#1. 자동차 카테고리의 재해석. 왜 지금 ‘신차 방송’, 그리고 ‘차봇’인가

Q. 이번 H.I.G.H 프로그램에 170여 개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러 스타트업 중 차봇 모빌리티와 협업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오영걸 팀장: 차봇을 처음 봤을 때는 ‘서비스 범위가 이렇게 넓다고?’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신차부터 렌터카·리스, 금융, 사후관리까지 자동차와 관련된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거의 한 플랫폼 안에서 풀어내고 있더라고요. 기존 렌터카 중심의 업체들과는 결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마침 회사 내부에서도 자동차 카테고리를 더 실험적으로 키워보자는 이야기가 오가던 시점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차봇은 우리가 고민하던 방향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파트너처럼 보였습니다. 차봇 입장에서도 더 넓은 노출 채널이 필요하던 시기였고요. 서로의 니즈가 ‘딱 그때’ 맞아떨어진 것 같습니다.

정용회 책임: 개인적으로는 차봇을 꽤 오래전부터 눈여겨보고 있었습니다. 올해 초 차봇의 컨시어지 서비스에 대한 뉴스 기사를 보고 부서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트렌드 회의에서 차봇을 직접 소개한 적이 있었거든요. 물론 그때는 ‘온라인 오토커머스가 성장하고 있다’ 정도의 흐름을 짚은 것이지, 이렇게 본격적인 협업까지 이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접점을 만들 수 있을지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었죠.

그런데 이번 H.I.G.H 프로그램을 계기로 차봇을 좀 더 깊게 들여다보니, 홈쇼핑 채널을 통해 새롭게 선보일 수 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 내부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이 팀과 협업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고요. 초반부터 여러모로 기대가 많이 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Q. 홈쇼핑 채널에서 자동차 카테고리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보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오영걸 팀장: 몇 년 전만 해도 홈쇼핑에서는 렌터카 중심의 방송만 가능했습니다. 신차는 여러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아예 다루기 어려웠고요. 그런데 시장을 유심히 지켜보니 변화가 하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4060세대의 신차 구매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흐름이었죠.

이 연령대는 현대홈쇼핑의 핵심 고객층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이 고객들의 자동차 니즈를 지금보다 더 잘 이해하고, 더 넓게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고민이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그 지점에서 자동차는 단순히 한 번 방송하고 마는 카테고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키워볼 만한 전략 영역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렌터카 방송만으로는 충족되기 어려웠던 고객들의 기대나 필요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해볼 시간이 온 거였죠.

정용회 책임: 이미 뉴스에서도 보도된 것처럼 2030세대의 자동차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4060세대는 오히려 신차 수요가 더 탄탄해지는 상황이었죠. 게다가 이 세대는 홈쇼핑이라는 채널에 이미 익숙합니다. 그러니 4060 고객의 라이프사이클에 맞는 자동차 상품이 새로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신차를 방송에서 다루는 건 여러 내외부적 이유로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늘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영역’처럼 남아 있었죠. 그런데 이번에 차봇과 협업을 준비하면서 그 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졌습니다. 고객의 니즈는 이미 충분했고, 드디어 그것을 다룰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Q. 프로젝트 진행에 앞서 직접 서비스를 사용해 보셨을 때, 차봇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무엇이라 느끼셨나요?

오영걸 팀장: 자동차를 살 때 가장 큰 어려움이 ‘비대칭 정보’에서 오잖아요. 같은 모델임에도 딜러마다 조건이 다르고, 고객이 직접 여러 곳에 연락하며 정보를 모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그런데 차봇은 그 복잡한 과정을 플랫폼 안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정리해 보여준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차량 견적, 조건 비교, 상담 신청까지 실제 구매자가 따라가는 절차 그대로 정돈되어 있어서, 고객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발품과 시간 낭비가 크게 줄어들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견적도 오프라인과 비교해 신뢰할 만했고요. 여기에 보험·금융·시공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구매 경험은 기존 렌터카 방송이나 단일 브랜드 채널에서는 보기 어려운 차봇만의 강점이라고 느꼈습니다.

정용회 책임: 사용 경험 면에서는 속도감과 직관성이 특히 좋았습니다. 견적 요청 후 답변이 빠르게 도착하고, 비교 포인트가 명확하게 정리돼 있어 판단이 훨씬 쉬웠거든요. 차량을 같은 가격대나 세그먼트별로 한 화면에 나란히 두고 비교할 수 있는 기능도 실질적인 구매 고민을 덜어주는 요소였습니다. 어떤 조건이 유리한지가 반복되는 정보 구조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도록 설계되어 있어, 과도한 설명 없이도 핵심이 바로 전달됐습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점은 서비스 뒤에 있는 차봇팀의 민첩성이 그대로 고객 경험에 반영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준비 과정에서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면 즉시 정리해주고, 더 나은 방식이 보이면 먼저 제안해 주는 등 스타트업 특유의 빠른 실행력이 차봇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었습니다. 그 속도라면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험 역시 자연스럽게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 홈쇼핑의 미래를 바꾼 실험, 차봇 플러스

Q. POC 모델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초기 기획 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오영걸 팀장: 초기 기획에서 가장 크게 고민한 것은 4060 고객에게 신차 구매 경험을 얼마나 쉽고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기획 단계부터 렌터카와 신차를 함께 제시하는 이원 구조를 핵심 전략으로 삼았습니다. 기존 고객들이 이미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렌터카 방송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이번 방송을 통해 신차 고객의 실제 반응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두 영역의 비중을 어떻게 나누고, 각 고객군이 어떤 정보에 반응하는지에 대해 매우 정교하게 조정했습니다. 단순히 상담 콜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전환 가능성이 있는 고객이 움직일 수 있는 설계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고요.

또한 이번 방송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내고 싶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자동차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갈 때 기준점이 될 만한 준거 모델을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명확했고, 그렇기 때문에 초기 기획 단계에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Q. 상품 타겟인 4060세대를 고려해 어떠한 전략으로 방송을 구성하셨나요?

정용회 책임: 방송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4060 고객이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였습니다. 이 연령대는 새로운 서비스나 브랜드를 익숙하게 만드는 데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 때문에, 차봇의 컨시어지 구조를 설명 위주로 전달하기보다는 앱을 실제로 사용하는 흐름을 방송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예를 들어 차량을 비교하는 과정, 상담을 신청하는 경로, 실제 이용자가 따라가는 주요 절차를 방송 화면에서 그대로 구현했습니다. 시청자가 방송을 보다 보면 ‘아, 신차구매 컨시어지 서비스가 이렇게 진행되는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 전달’보다 ‘경험 전달’에 가까운 방식을 지향했습니다.

또한 4060 고객은 가격과 조건의 차이를 한눈에 파악하는 것을 특히 중요하게 여깁니다. 그래서 어떤 정보를 먼저 보여주고, 어떤 정보를 어떤 위치에 배치해야 가장 쉽게 비교할 수 있을지 화면 설계 단계에서부터 세밀하게 전략을 세웠습니다. 기존 렌터카 방송에서 잘 다루지 않던 신차 조건을 함께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선택지별 장점이 명확하게 보일수록 고객 입장에서 판단이 훨씬 수월해지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구성 덕분에 방송 중 상담 전환율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고, 시청자 역시 실제 구매 과정에서 ‘필요한 정보가 한 번에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홈쇼핑 방송에서는 구성뿐 아니라 쇼호스트의 역할도 중요한데요. 이번 방송을 준비하며 어떤 부분을 고민하셨나요?

정용회 책임: 가장 먼저 고민했던 것은 차봇의 메시지를 시청자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하는 점이었습니다. 자동차 카테고리는 전달해야 할 정보가 매우 많고, 특히 신차 방송은 시청자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단순히 상품 설명을 잘하는 쇼호스트가 아니라, 자동차 자체에 관심과 이해도가 높고 자신의 언어로 자연스럽게 풀어낼 수 있는 진행자가 필요했습니다.

이번 방송에서 함께한 쇼호스트는 30대 후반의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깊고 직접 여러 모델을 비교해본 경험도 있는 분이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설명의 톤과 흐름이 매우 자연스러웠고, 고객이 궁금해할 포인트를 미리 알고 있다는 듯한 진행 방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죠. 또, 젊고 역동적인 차봇의 이미지와 잘 맞으면서도, 4060 시청자에게는 안정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균형감 있는 진행자였다는 점이 이번 방송 성과에 더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해요.

#3. 첫 방송의 성과. 숫자로 확인된 가능성

Q. 첫 방송 이후 내부에서는 어떤 평가가 이어졌나요?

오영걸 팀장: 첫 방송은 저희에게도 여러모로 실험적인 시도였기 때문에 내부의 관심이 굉장히 컸습니다. 방송 직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지표가 신차 인입 비중이었는데요. 기존에는 렌터카 중심의 패턴이 워낙 강해서 신차가 이렇게 높은 비율을 차지할 거라고는 사실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신차 상담 비중이 40%를 넘었다는 결과가 나오자, ‘아, 고객들이 정말 다른 방식의 자동차 방송을 원하고 있었구나’라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자동차 카테고리를 새롭게 확장해보자는 내부 전략이 유효했다는 점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순간이었고, 특히 어떤 고객군이 실제로 반응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정용회 책임: 차봇 앱 신규 가입자가 많이 늘어난 게 인상적이었어요. 방송을 계기로 차봇이라는 서비스를 처음 접한 고객들이 실제로 앱을 설치해 직접 사용해봤다는 의미거든요. 평소 대비 약 20배 가까운 증가가 나왔다는 걸 보고 내부에서도 평가가 좋았습니다. 브랜드 관점에서도 의미가 큰 성과죠.

또 방송 자체에 대한 평가도 좋았습니다. 신차와 렌터카를 한 프로그램 안에서 균형 있게 다루는 게 쉽지 않은데, 정보 전달이 과도하게 무겁지도 복잡하지도 않았다는 의견이 많았죠. 그래서 ‘첫 방송치고 완성도가 높았다’, ‘앞으로 더 확장해볼 수 있겠다’는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진행 과정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정용회 책임: 홈쇼핑 업계에서는 거의 처음 시도된 방식이 많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방송에 필요한 차량 영상이 턱없이 부족했던 시점이 있었는데, 그때 차봇이 먼저 AI 기반 영상 제작을 제안했거든요. 처음에는 ‘과연 이게 방송 퀄리티에 맞을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막상 적용해보니 효율도 좋고 결과물도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내부에서도 ‘이런 방식이 가능하구나’ 하는 반응이 나올 정도였죠.

또 신차와 렌터카를 한 방송 안에서 풀어낸 구성 자체가 업계에서는 거의 없던 포맷이라, 그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홈쇼핑이라는 채널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동차 콘텐츠를 확장해갈 수 있는지를 실험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오영걸 팀장: 저 역시 이번 방송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을 꼽으라면 단연 ‘최초성’입니다. 그동안 렌터카 중심으로 제한되어 있던 자동차 방송이, 차봇과의 협업을 통해 신차 중심의 디지털 오토커머스 모델로 확장됐다는 점은 홈쇼핑 업계에서도 꽤 큰 변화죠.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자동차 콘텐츠가 홈쇼핑에서 이렇게도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에게도, 팀원들에게도 이번 프로젝트는 큰 의미로 남을 것 같습니다.

Q. 이번 협업을 진행하며 차봇 모빌리티에 대해 새롭게 발견하거나 재평가한 부분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오영걸 팀장: 협업 초반부터 차봇팀이 정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이런 방향은 어떨까요?’, ‘이런 방식도 시도해볼까요?’와 같은 제안들이 끊임없이 나왔는데, 그 과정에서 스타트업 특유의 강한 추진력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디어가 바로 실행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가능성 가운데 우선순위를 빠르게 정리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가 잘 잡혀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회의 때마다 방향성을 명확히 정리해 주는 모습에서도 팀의 업무 정교함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는 프로젝트 완성도에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용회 책임: 차봇의 ‘새로운 시도를 바로 적용해보는 태도’가 특히 인상적이었어요. 방송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던 시점에 차봇팀에서 먼저 AI 기반 영상 제작을 제안해주셨는데, 홈쇼핑 업계에서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던 방식이라 처음엔 가능할까 싶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적용해보니 제작 효율이 높고 결과물도 기대 이상이어서 상당히 놀랐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인 부분은 정교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이었습니다. 회의가 끝나면 필요한 자료를 빠르게 정리해 전달하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면 곧바로 참고 자료와 예시를 만들어 공유해 주는 등 흐름이 매우 체계적이었습니다. 협업을 진행하면서 ‘스타트업이라 조금은 불안정할 수 있지 않을까’ 했던 초기 걱정은 오히려 기우였고, 실제로는 기민하면서도 안정적인 파트너십 역량을 갖춘 팀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4. 오픈이노베이션 이후, 새로운 비전의 발견

Q. 차봇 모빌리티와의 후속 협업 방향은 어떻게 구상하고 계신가요?

오영걸 팀장: 첫 방송을 통해 고객 반응과 전환 지표를 직접 확인하면서, 앞으로 어떤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지가 조금 더 명확해졌습니다. 특히 신차 상담 비중이 예상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에 ‘아, 이 영역은 더 세밀하게 확장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다음 단계에서는 신차 중심의 방송 구성이나, 특정 브랜드나 차종에 조금 더 집중한 형태의 기획도 검토해보고 있습니다. 고객의 반응이 실제로 있었던 영역부터 차근차근 깊게 다뤄보자는 방향입니다.

또 Hmall의 브랜드관과 연계해 자동차를 상시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고객이 자연스럽게 차봇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홈쇼핑의 강점과 차봇의 디지털 역량이 연결되는 지점을 더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면 방송과 브랜드관, 그리고 앱 서비스가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용회 책임: 저는 개인적으로 라이브커머스에서의 확장 가능성을 많이 보고 있습니다. 쇼핑라이브는 시간대나 상황에 따라 고객 반응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자동차처럼 고민 요소가 많은 상품도 적절한 기획을 더하면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거든요. 한정 수량, 시즌성 프로모션 같은 요소를 결합하면 더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 것 같고요.

또 수입차는 특정 시기에 프로모션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서, 그 타이밍을 잘 맞춰 특화된 형태의 방송이나 라이브 구성도 시도해볼 만합니다. 필요하면 인플루언서나 전문 패널을 조합해서 정보 전달을 강화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교훈이나 향후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적용하고 싶은 인사이트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오영걸 팀장: 이번 협업을 통해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오픈이노베이션이 단순히 스타트업을 소개받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설계하고 검증하는 단계까지 충분히 확장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습니다. 특히 자동차처럼 복잡하고 정보량이 많은 카테고리에서도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서로의 강점을 조합하면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죠.

차봇과의 이번 협업은 초기 가설을 빠르게 실험하고, 그 결과를 다시 기획에 반영하는 순환 구조가 자연스럽게 작동했고, 앞으로 다른 카테고리를 추진할 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정용회 책임: 저 역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오픈이노베이션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스타트업과 홈쇼핑이 만드는 콘텐츠가 과연 얼마나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솔직히 큰 의문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실제 협업을 해보니 서로의 방식이 예상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맞물리더라고요.

특히 차봇은 초기 기획에서 방송 완성까지 각 단계마다 형태를 빠르게 바꿔가며 대응했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진화형 파트너’라는 표현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진격의 차봇이라고 할까요?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고, 필요할 때는 과감히 방향을 다듬어가며 앞으로 밀고 나가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번 경험이 앞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설계할 때 하나의 기준점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