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노머스에이투지 유민상 상무가 말하는 자율주행 상용화의 현실과 모빌리티 플랫폼의 미래

C-Talks는 차봇 모빌리티와 함께 상생하는 딜러, 파트너사들의 현장 이야기를 통해 이들의 여정 속에서 발견한 진솔한 경험과 비전을 나눕니다.

최근 서울 도심을 걷다 보면 ‘자율주행 시대가 정말 왔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강남 한복판을 누비는 자율주행 택시, 상암동 일대를 달리는 무인 셔틀버스까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 이제는 우리의 일상이 되어가고 있죠.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 이면에는 치열한 기술 경쟁과 상용화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이 숨어 있습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국내 자율주행 산업의 최전선에서 기술과 제도, 운영까지 흐름을 끌어가고 있는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유민상 상무(CSO)를 만나 자율주행 산업의 현주소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심도 있게 들어보았습니다. 더불어 차봇 모빌리티 같은 플랫폼 기업과 자율주행 기술이 만나면 어떤 새로운 사용자 경험이 탄생하게 될지 함께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변화의 시대, 자율주행이 가져올 이동의 새로운 질서를 가장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는 전문가의 인사이트를 확인해 보세요!

자율주행 법제화의 선구자가 되기까지

Q. 현재의 자리에 있기 까지 화려한 이력을 밟아 오셨는데요. 자율주행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의 커리어 여정이 궁금합니다.

사실 처음부터 자율주행을 목표로 했던 건 아니었어요. 현대자동차에 입사할 때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 설계를 해보고 싶었죠. 그런데 기술경영을 석사 전공했다 보니 회사에서는 기술과 제도를 함께 다루는 부서로 배치했고, 그 선택이 제 커리어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 부서에서 제가 맡았던 일은 새로운 기술이 실제 도로에 나올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었어요. 기술이 아무리 훌륭해도 법이 허용하지 않으면 한 발도 움직일 수 없다는 걸 그때 정말 실감했죠. 그러던 중 2016년에 국내 첫 자율주행 임시운행 허가 제도를 만들면서 A2Z 창업자분들과 협업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자연스럽게 이 분야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현대차는 정말 안정적이고 훌륭한 조직이지만, 규모가 크다 보니 개인의 성과가 잘 드러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도 있었어요. 저는 그 점이 아쉬웠고, 그래서 자율주행 분야로 본격적으로 뛰어들어보자고 결심했죠.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라 더 많은 기회가 보였거든요. 그렇게 3년 차쯤 A2Z에 합류하게 됐고, 그 뒤로 레벨4 성능 인증 법제화, 국산 셔틀 ‘로이’ 개발, 글로벌 진출까지 이어지면서 자율주행이라는 시대의 흐름을 함께해오고 있습니다.

Q. A2Z가 지향하는 방향과 핵심 사업을 소개해 주세요.

오토노머스에이투지라는 이름에는 말 그대로 ‘자율주행의 A부터 Z까지 전부 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자율주행은 단일 기술로 완성되는 게 아니라, 차량·인프라·지도·원격관제·운영까지 모두 연결되어야 실제 서비스가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처음부터 그런 철학을 갖고 회사를 시작했습니다.

특히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실제로 동작하는 자율주행’이에요. 도로 위에서 안전하게 운영되고, 법과 제도를 만족하고, 시민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어야 기술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A2Z의 사업도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뉩니다. 첫 번째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두 번째는 ‘로이(ROii)’처럼 운전석 없는 국산 플랫폼 개발, 마지막은 실제 도시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 운영 사업이에요.

이 세 가지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서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 A2Z의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기술만 하는 회사도 아니고, 운영만 하는 회사도 아닙니다. 전 분야를 아우르면서 새로운 자율주행 시대의 기반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대부분의 경쟁사가 소프트웨어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차량)까지 직접 개발하는 ‘A to Z’ 전략을 취하고 있으신데요. 이런 전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걸 현장에서 가장 먼저 느꼈어요. 특히 레벨4 수준으로 가면 ‘기존 차량을 개조하는 방식’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많거든요. 운전석을 없애야 하는데 기존 차량 플랫폼은 법규나 구조적으로 그걸 지원하지 못하고, 센서 배치나 전장 아키텍처도 자율주행에 최적화되어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는 소프트웨어를 잘 만드는 것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자율주행을 전제로 설계된 국산 플랫폼을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야 안전 인증을 온전히 충족시키고, 정책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고,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는 속도도 훨씬 빨라지거든요.

결국 A2Z의 수직계열화 전략은 레벨4 자율주행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연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회사들이 소프트웨어 중심이라면 저희는 기술·정책·플랫폼을 함께 가져가면서 더 완결된 자율주행 생태계를 만들려 하고 있어요.

Q.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만든 레벨4 자율주행 셔틀 ‘로이(ROii)’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로이의 핵심 기술적 특징과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개발·제작한 ‘로이(Roii)’

로이는 처음부터 자율주행을 위해 설계된, 국내 최초의 운전석 없는 플랫폼이에요. 기존 차량을 개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바닥 구조부터 센서 위치, 전장 아키텍처까지 자율주행 중심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레벨4 수준에서 요구하는 안전 기준을 훨씬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국산화율이 90%를 넘는다는 점도 큰 강점이에요. 그동안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플랫폼은 대부분 해외 제품을 들여와서 사용해왔는데, 저희는 핵심 부품과 기술을 국내 생태계와 함께 개발했습니다. 그래서 인증·유지보수·커스터마이징 속도도 훨씬 빠르고, 앞으로 자율주행 산업이 성장할 때 국내 기업 전반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건 로이가 현행 법규를 충족한 상태로 운전석을 완전히 없앤 최초의 플랫폼이라는 점이에요. 콘셉트카에 머무는 게 아니라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은 차량이라 바로 양산 준비가 가능하고, 실제 도시에서 대중교통·물류 용도로 운영될 수 있는 수준이라는 뜻이거든요. 국내에서 자율주행 전용 플랫폼 시대를 여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실증을 넘어 일상으로,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

Q. 국내 최초 레벨4 자율주행차 성능인증제도 입법 건의를 주도하셨는데요. 한국이 세계 3번째로 이 법규를 제정할 수 있었던 배경과 산업적 의미는 무엇인가요?

레벨4 자율주행이 실제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가 먼저 마련돼야 했어요. 기술이 아무리 앞서 있어도 ‘판매할 수 있는 근거’가 없으면 상용화가 불가능하거든요. 그동안 한국에서 자율차는 임시운행 허가를 받아 실증만 할 수 있었고, 제품으로 판매하거나 대중교통·물류에 투입하는 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이 한계를 해결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2022년에 레벨4 자율주행차 성능인증제도를 정부에 제안했고, 여러 부처와 협의하면서 제도화를 이끌었습니다. 이 제도는 독일과 일본에 이어 한국이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만들었는데, 그 배경에는 한국이 오랜 시간 자율주행 실증을 활발히 진행해온 경험과 기술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규제 체계는 독일, 일본과 마찬가지로 유럽식 인증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요. 레벨4 자율주행차가 어떤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지에 대한 국제 논의가 대부분 EU 프레임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그 틀을 그대로 받아들여 제도를 빠르게 정교화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미국이나 중국은 인증 체계 자체가 달라서 기준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죠.

저는 이 제도를 통해 한국 자율주행 산업이 ‘실증의 시대’에서 ‘상용화의 시대’로 넘어가는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이 법으로 인해 이제 자율주행차를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되었고, 제품 매출이 가능해져야 기업들이 규모를 키울 수 있고, 투자가 활성화되고, 차량 양산 생태계도 생기거든요. 실제로 이 제도가 나온 이후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도 자율주행 셔틀을 구매해 대중교통에 투입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Q. UAE와 합작법인 ‘A2D’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향후 1,200대 공급 계획도 발표하셨습니다. 중동을 선택한 전략적 배경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중동, 특히 UAE를 중요한 시장으로 보고 있는 건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에요. 첫 번째는 자율주행에 대한 국가 차원의 추진력이 굉장히 강하다는 점입니다. UAE는 이미 ‘포스트 오일’ 전략을 분명하게 갖고 있고, 2030년까지 도시 교통의 25%를 자율주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았거든요. 왕권 국가 특성상 결정 후 실행 속도가 아주 빠르다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중동 시장의 또 다른 장점은 법규와 인증 체계 측면에서 저희가 가진 경험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처럼 ‘유럽형 규제 체계’를 기반으로 한 국가에서는 저희가 받은 인증과 기술 검증이 매우 유효합니다. UAE도 이런 국제 인증을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구조라 진출 장벽이 낮죠.

그래서 아예 UAE 기업과 합작법인을 만들어 현지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차량을 수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지 기업으로서 서비스와 운영, 양산까지 함께하는 구조죠. 이렇게 가야 지속 가능한 모델이 되고, 1,200대 공급 계획도 현실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Q. 국내에서는 주요 거점에서 자율주행 운영 경험을 갖고 계신데요, 실증에서 상용화로 전환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지금까지 국내 자율주행 사업은 대부분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었어요. 법적으로 차량을 판매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자체나 공공기관이 차량을 ‘구입해서 운영’하는 구조가 불가능했거든요. 그러다 보니 사업이 지속되기 어렵고, 운영사도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힘든 구조였죠.

상용 서비스로 넘어가려면 가장 중요한 건 차량이 실제로 판매되고 운영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입니다. 다행히 레벨4 성능인증제도가 올해부터 시행되면서 제품 판매가 가능해졌고, 이게 상용화의 첫 문을 열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운영 주체의 확보예요.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회사와 운영하는 회사는 역할이 다르거든요. 버스처럼 기존 운수 사업자나 새로운 자율주행 운영사가 서비스를 맡을 수 있어야 하고, 그들과의 협력 모델이 정착되면 상용 전환 속도가 훨씬 빨라질 겁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거죠. 지금까지는 정부 과제 중심이었지만, 앞으로는 지자체 예산·대중교통 예산·물류 계약 등 다양한 방식의 수익 모델이 필요합니다. 차량 판매부터 운영, 유지보수까지 이어지는 구조가 자리 잡아야 상용화가 본격적으로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 2025 APEC 경주 정상회의에서 ‘로이(ROii)’를 통해 국제무대에서 한국형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이셨는데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반응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APEC은 로이가 처음 공식적으로 데뷔한 자리라 개인적으로도 부담이 꽤 컸어요. 인증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상태인데, 국제 정상회의에서 데뷔 무대를 선보이게 된 거니까요.

그런데 실제 현장에서 보니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뜨거웠습니다. 대만 교통부 장관이나 싱가포르 관계자분들도 직접 와서 차량을 살펴보고, 한국의 자율주행 자동차가 이 정도까지 발전했다는 점에 놀라워하시더라고요. 특히 ‘완전히 운전석이 없는 플랫폼을 직접 만들었다’는 점에 많은 관심을 주셨습니다. 그 후로 정부·기업 간 미팅 요청도 상당히 늘었고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시민분들의 모습도 기억이 많이 납니다. 아이들이 운전석이 없는 걸 보고 계속 신기하게 보더라고요. 어떤 부모님이 아이에게 ‘앞으로 네가 어른이 되면 이런 차가 일상이 될 거야’라고 설명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기술은 사람들에게 미래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힘을 갖고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죠.

Q. 비엔나 SAE 글로벌 심포지엄에도 참여하셨는데요, 한국의 자율주행 상용화 사례를 소개하실 때 해외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비엔나에서 열린 SAE 심포지엄은 분위기 자체가 APEC과는 조금 달랐어요. APEC이 실제 차량을 체험하는 자리였다면, SAE는 전 세계 자율주행 전문가들이 모여 ‘이 기술을 어떻게 사회로 끌어낼 것인가’를 놓고 깊게 토론하는 자리거든요. 그래서 저도 발표를 하면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내심 궁금했습니다.

한국 사례를 소개했을 때 가장 먼저 나온 반응은 “한국이 이렇게 빨리 제도를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였어요. 기술보다도 레벨4 인증 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명확하게 마련하고, 그 기준에 맞춰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관심이 집중되더라고요. 패널 중 유럽 관계자들은 “이 부분은 우리도 참고해야겠다”고 말할 정도였고요.

또 글로벌 기업 분들이 “왜 한국은 로보택시보다 대중교통·물류 중심으로 가는가?”라는 질문을 많이 주셨습니다. 한국은 버스 준공영제가 잘 갖춰져 있고, 정해진 노선에서 자율주행을 도입하면 지도 구축 비용과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거든요.

실제로 안양에서 저희가 실증을 할 때, 버스 노선 세 개를 기준으로 정밀 지도를 구축하는 데는 약 3천만 원이면 충분했어요. 그런데 같은 지역을 로보택시 수준으로 전체 커버리지 지도로 만들려면 30억 원 가까이 필요합니다. 비용이 거의 100배 차이가 나니, 한국처럼 도시 구조가 복잡하고 수요가 다양한 환경에서는 대중교통 중심 전략이 훨씬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하다는 점을 해외 전문가들도 금방 이해하시더라고요.

이동이 곧 공간이 되는 시대, 도시의 리듬을 바꾸다”

Q. 자율주행은 단순한 ‘기술 제품’이 아니라 이동 경험과 도시 인프라까지 확장되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데요. 자율주행이 바꿀 생활 단위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희가 여러 도시와 캠퍼스에서 자율주행을 운영해보면서 가장 크게 느낀 변화는, 이동 시간이 새로운 활동 시간이 된다는 점이었어요. 운전석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주행 중에도 풍경을 더 여유 있게 보거나 대화를 나누고, 차 안에서의 자세나 시선도 훨씬 자연스러워지거든요. 실제 APEC에서도 시민분들이 ‘운전석이 없으니까 더 편안하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조금 더 도시 단위로 보면, 자율주행은 대중교통의 밀도와 접근성을 크게 높이는 기술이에요. 기사분의 노동 강도나 휴식 시간 같은 제약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존 버스보다 훨씬 촘촘하게 다닐 수 있고, 그만큼 외곽지역이나 교통 취약 지역도 더 안정적으로 연결됩니다.

이동의 방식이 바뀌면 도시 공간 구조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기 시작해요. 운전석이 사라지면서 차량 앞뒤 레이아웃과 탑승구 형태가 바뀌고, 회차 지점이 필요 없어진다든지, 골목 단위의 순환 셔틀이 가능해진다든지 하는 변화가 나타나거든요. 이렇게 작은 셔틀이 동네 단위로 촘촘히 움직이게 되면, 지금처럼 큰 간선도로 중심의 교통체계가 아니라 생활권 중심의 미세 교통망이 생기게 됩니다. 그러면 상권, 이동 경로, 생활 반경 같은 도시의 ‘리듬’ 자체가 새로 짜이죠.

그리고 운전석 없는 플랫폼은 내부 공간을 자유롭게 설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변화를 만들어요. 이동형 상점, 이동형 헬스케어, 이동형 교육 같은 서비스가 도시 안을 직접 찾아가는 구조가 가능해지는 거예요. 고정된 시설 중심의 도시에서, 이동하는 기능들이 곧 인프라가 되는 도시로 넘어가는 흐름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고령화 시대에 자율주행은 필수 기술이라고 강조하신 바 있죠. 사회적 가치 측면에서 자율주행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은 무엇인가요?

제가 늘 자율주행이 편리한 기술을 넘어 ‘필수적인 기술’이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고령화가 이미 생활 곳곳에서 문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버스나 택시 산업만 봐도 60대, 70대 기사님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지방으로 내려가면 그 비중이 훨씬 더 높아집니다. 젊은 분들은 운전 직종을 잘 선택하지 않다 보니, 노선이 유지되지 못해서 아예 사라지는 경우도 생기고요.

저희가 하동에서 서비스를 했을 때도 비슷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읍내를 나오는 버스를 70~90분씩 기다려야 한다 보니, 결국 외출 자체를 꺼리게 되고 상권도 점점 약해진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문제는 지역 소멸과도 연결되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이죠.

자율주행은 이런 문제를 정면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사님들의 연령이나 노동 강도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더 자주·더 촘촘하게 운행할 수 있고, 교통 취약지역도 안정적으로 연결할 수 있어요. 대중교통의 ‘생명선’을 다시 살리는 거죠.

물론 이를 실제로 실현하려면 자율주행 기술만이 아니라 제도와 운영이 꼭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자율주행을 어디에,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투입할지에 대한 정책적 방향성이 명확해야 하고, 기존 운수 사업자와의 협력 모델도 함께 만들어져야 하죠. 기술과 제도, 운영이 맞물려 돌아가야 진정한 사회적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Q.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 자율주행 산업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인가요?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 자체는 세계와 비교해도 크게 뒤처져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실제로 실증 과정에서 만나는 센서·지도·관제 기술은 미국이나 중국 기업들과 비슷한 수준이고, 엔지니어들의 역량도 정말 높습니다. 한국의 큰 강점은 기술·제도·운영을 함께 가져가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는 점입니다.

다만 약점도 분명하죠. 한국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규제 문턱이 높고,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는 전제가 강해서 새 모델을 실험해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부족해요. 미국이나 중국은 문제가 생기더라도 빠르게 고치면서 전개하는 스타일인데, 한국은 처음부터 완벽한 모델만 찾으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기술이 충분한데도 실증 속도가 더디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걸 개선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규제의 ‘선허용-후보완’ 방식입니다. 일단 일정 범위 안에서 시도하게 해주고, 그 안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제도를 계속 보완하는 방식이 한국에도 필요하다는 거죠.

둘째로는 운영 기반을 더 많이 열어주는 것입니다. 지자체마다 기준이 다르다 보니 같은 기술을 적용하는 데도 지역마다 난이도가 크게 달라져요. 국가 차원의 일관된 운영 기준이 생기면 실증과 상용화 속도도 훨씬 빨라질 거라고 봅니다.

Q. 2026년 자율주행 산업의 가장 큰 화두와 2030년까지의 시장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2026년 자율주행 산업의 가장 큰 화두는 ‘상용화의 현실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기술력이 있느냐보다, 그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투입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단계가 됐거든요. 그래서 2026년에는 대중교통·물류 중심의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는지가 핵심이 될 것 같아요. 지자체나 공공기관들이 실제로 차량을 구매하고 운영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지, 이게 가장 중요한 지표가 될 거라고 봅니다.

2030년까지의 흐름을 보면, 저는 자율주행이 특정 지역의 실증 프로젝트에서 벗어나 일상적인 인프라로 자리 잡는 시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운전석 없는 차량이 대중교통과 물류 일부를 자연스럽게 대체하면서, ‘이동 비용을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가 새로운 경쟁 포인트가 될 거예요. 각국이 동일한 기술을 쓰더라도 운영 전략과 정책 차이가 시장의 속도를 크게 바꿀 거라서, 국가별 흐름도 지금보다 훨씬 더 다양해질 것 같고요.

기술과 플랫폼의 만남, 상용화를 완성하는 협력 생태계”

Q. 차봇 모빌리티는 어떠한 계기로 알게되셨고, 차봇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차봇 모빌리티를 처음 알게 된 건 실제 현장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였어요. 여러 지자체나 공공기관과 협력하는 과정에서 차봇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고, 현장에서도 자연스럽게 접점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봤을 때 차봇의 가장 큰 장점은 ‘현장을 잘 아는 운영력’입니다. 기술 자체도 중요하지만, 자율주행 서비스는 결국 도로 위에서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서비스잖아요. 그래서 운영 역량이 정말 중요한데, 차봇은 실제 사용자 경험과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정교하게 만들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느꼈어요.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건 차봇의 속도였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을 금방 캐치해서 서비스에 반영하더라고요. 자율주행 시대에는 플랫폼 기업과 기술 기업이 서로 배우면서 성장해야 하는데, 차봇은 그런 파트너십에 잘 맞는 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모빌리티 서비스의 본질이 바뀔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차봇모빌리티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과 자율주행 기술 기업의 협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나요?

자율주행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기술 기업과 플랫폼 기업이 각자 잘하는 부분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정말 중요해집니다. 자율주행 기술만 좋다고 서비스가 완성되는 건 아니고, 반대로 플랫폼이 아무리 좋아도 차량이 실제 도로에서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이용자 경험이 만들어질 수 없거든요.

A2Z의 역할이 ‘차를 잘 움직이게 만드는 일’이라면, 차봇 같은 플랫폼 기업은 그 움직임 위에 어떤 경험을 쌓아올릴지, 사용자를 어떻게 연결하고 설명할지, 실제 현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를 만드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 시대에는 이 두 축이 자연스럽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고요.

특히 운영과 데이터 측면에서 협력의 여지가 많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도시에서 움직이면 엄청 많은 데이터가 쌓이는데, 이걸 서비스 품질로 바꾸는 건 기술 기업 혼자서는 어렵거든요. 차봇모빌리티와 같은 플랫폼 기업과 함께 이용 패턴·혼잡도·수요 데이터를 분석하고, 거기에 맞춰 노선이나 서비스 형태를 계속 개선해가는 구조가 되어야 해요.

Q. 자율주행 시대의 ‘사용자 경험’은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한데요. 차량 내에서의 새로운 경험이나 서비스 창출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자율주행에서 가장 크게 달라지는 건 ‘차 안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완전히 바뀐다는 점이에요. 운전석이 사라지고 주행 자체에 집중하지 않아도 되다 보니까, 이동 시간이 단순히 ‘소요 시간’이 아니라 새로운 활동이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거든요.

실제로 저희가 운영한 서비스들에서도 비슷한 변화를 봤어요. 어떤 분들은 창밖 풍경을 더 여유롭게 본다고 하시고, 어떤 분들은 조용한 휴식 공간처럼 이용하시기도 하더라고요. 운전석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자세나 시선이 달라져요. 모두가 정면을 볼 필요가 없으니 내부 레이아웃 자체가 ‘거실’처럼 변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대화나 소통도 편해지죠.

미래에는 이런 공간적 변화가 더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이동형 상점이나 엔터테인먼트 공간, 방문형 헬스케어나 모빌리티 오피스처럼요. 그래서 앞으로 모빌리티 서비스의 UX는 이동의 효율을 넘어서, 사용자가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고 싶은가’를 중심으로 재편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율주행차의 에디슨, 새로운 길을 여는 개척자로”

Q. A2Z가 그리는 5년 후, 10년 후의 모습과 ‘글로벌 TOP5 자율주행 기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무엇인가요?

저희가 현재 그리고 있는 5년 후의 모습은 한국에서 자율주행이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일상적인 교통 서비스가 된 도시입니다. 운전석 없는 셔틀이 버스·물류를 자연스럽게 대체하고, 지자체가 직접 차량을 구매해 운영하는 첫 사례들이 자리 잡는 단계죠. 이미 레벨4 성능인증제도와 국산 플랫폼, 운영 경험 같은 기반들이 마련돼 있으니 앞으로 5년은 이걸 현실로 만드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에는 이 흐름이 국내에서 해외로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UAE·싱가포르·일본에서 이미 시작된 파트너십들이 본격적인 생태계로 자리 잡고, A2Z의 전용 플랫폼이 각국의 도시 서비스 안에 ‘당연하게’ 들어가 있는 상태죠. 수출 중심이 아니라 현지에서 운영·정책·양산을 함께 만들어가는 현지화 모델이 자리 잡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해외 현지화를 거쳐 운영 생태계를 강화해 세계 TOP5 기업에 이름을 올리고자 해요. 자율주행은 아직 어느 누구도 완성한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기술뿐 아니라 제도와 운영까지 함께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이 결국 세계 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중 하나가 바로 A2Z가 될 것이라 믿고, 기대합니다.

Q. 마지막으로 어떠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언젠가 ‘자율주행차의 에디슨’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그 표현이 단순히 발명가를 뜻한다기보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먼저 열고 새로운 기술을 사람들의 일상 속으로 가져온 사람이라는 의미라서 더 마음에 와닿아요.

자율주행은 제도부터 차량, 운영까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분야라 대담함과 끈기, 그리고 책임까지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앞으로도 먼저 방향을 만들고, 실제로 굴러가는 기술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데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