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의 안정성’에서 시작됩니다. 수많은 사용자가 동시에 접속하고,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순간에도 서비스가 멈추지 않게 만드는 힘, 바로 그것이 기술의 안정성이죠. 바로 이 지점에서 기업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개발 조직, 그중에서도 백엔드 개발자입니다.

차봇 모빌리티 테크팀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차광훈 크루는 차봇 플랫폼의 심장부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사용자가 앱에 접속하는 순간부터 서비스를 종료할 때까지, 그 뒤에서 작동하는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API를 책임지며 차봇 플랫폼의 안정적인 운영을 돕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가장 중요한 곳에서 묵묵히 가치를 만들어내는 백엔드 개발자들. 이번 호에서는 차광훈 크루를 만나, 차봇에서 ‘운전자를 위한 더 나은 모빌리티 경험’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코딩의 즐거움에서 커리어의 방향을 찾다”

Q. 처음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개발자로서 어떠한 길을 걸어왔나요?

중학생 때 우연히 간단한 게임을 만들면서 처음 프로그래밍에 흥미를 느꼈어요. 까만 화면 위로 글씨가 올라가는 모습이 이상하게 멋있었죠. 그때부터 내가 상상한 걸 코드로 만들어볼 수 있다는 게 너무 재밌었고, 고등학교 때 로봇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 길이 내 길이구나’ 확신이 들었어요.

첫 커리어는 NHN Edu에서 병역특례로 시작했어요. 학교 공지 시스템을 개선하고, 게시물 데이터를 수집하는 크롤링 서비스를 만들며 개발자로서 기초 체력을 다졌죠. 이후 물류 플랫폼 ‘부릉(메쉬코리아)’에서 백엔드 시스템을 맡아 대규모 트래픽과 안정성, 효율성의 중요성을 배웠어요.

이후 새로운 도전을 꿈꾸던 중 지금은 차봇 모빌리티에서 백엔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어요. 신규 기능 개발과 레거시 시스템 개선, 인프라 업무까지 함께 맡으며 서비스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죠.

Q. 차봇 모빌리티의 여정에 합류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예전부터 차에 관심이 많았어요. 단순히 이동수단으로서의 차가 아니라, 기술과 감성이 결합된 하나의 ‘예술’처럼 느껴졌거든요. 특히 모터스포츠, F1 경기나 서킷 주행 같은 걸 즐겨 보면서 자연스럽게 모빌리티 산업 전반에도 흥미가 생겼어요. 종종 써킷에 방문해 트랙 주행을 즐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경험들이 쌓이면서 “모빌리티 분야에서 일하면 진짜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던 것 같아요.

그러던 중 차봇 모빌리티를 채용 공고를 통해 알게 되었고, 관심 있던 업종이기에 더 이끌림이 컸어요. 특히 모빌리티라는 분야 자체가 사람들의 이동과 일상에 직접 닿아 있는 영역이기에 기술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체감할 수 있는 산업이라는 기대감도 컸어요.

또, 차봇이 아직 ‘초기 단계’였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요. 시스템이 완전히 자리 잡지 않은 상황에서 제 주도로 구조를 세우고 개선해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있었죠. 처음 차봇을 봤을 때부터 ‘가능성이 많은 곳’이라고 느꼈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합니다. 차봇은 도전할 여지가 많고 그만큼 성장할 기회도 많은 회사예요.

시스템의 근간을 새로 세우다”

Q. 그렇다면 차봇에서 어떠한 도전을 이어오고 계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레거시 인증 서비스 마이그레이션’이에요. 당시 기존 인증 시스템은 팀의 기술 스택과 맞지 않아서 유지보수가 어렵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어요. 빠른 대응과 확장을 위해선 아예 익숙한 기술 스택으로 옮기는 게 필요했죠.

문제는 히스토리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거였어요. 그러다 보니 누가 언제 어떤 코드를 수정했는지,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를 추적하기가 어려웠거든요. 그래서 모든 인증 로직을 직접 뒤져보며 빠진 부분이 없는지 하나씩 확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API access log를 전수 분석해, 실제 사용 중인 API와 그렇지 않은 API를 구분하기도 했어요. 그 덕분에 불필요한 호출을 정리하고 구조를 단순화할 수 있었습니다.

또 API 명세와 실제 구현이 달라지는 문제도 있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OpenAPI 스펙을 도입해 문서를 먼저 작성하고, 인터페이스 코드를 자동 생성하는 방식으로 개선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문서와 구현의 불일치를 잡아내고 이 방식을 백엔드 파트 전체의 표준 프로세스로 확장할 수 있었죠.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팀의 개발 문화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Q. 인증 시스템을 개선한 이후에는 결제 시스템 통합도 진행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 프로젝트였나요?

결제 시스템 통합은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자연스럽게 필요해진 일이었어요. 처음엔 세차, 대리 등 각 서비스가 각각의 결제 모듈을 따로 쓰고 있어서 이력이 분산되고 관리 효율이 떨어졌거든요. 문제가 생기면 어디서 오류가 발생했는지 추적하기도 어려웠고, 사용자 입장에서도 결제 흐름이 서비스마다 달라 혼란스러울 수 있었죠.

그래서 ‘결제를 한곳에서 관리하자’는 목표로 통합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각 서비스에 흩어져 있던 결제 로직을 하나의 통합 결제 서비스로 묶어 이력 관리와 운영 효율을 높이는 구조로 개편했어요. 지금은 대리와 세차 서비스를 중심으로 통합 결제 시스템을 적용했고, 점차 다른 서비스로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결제’는 사용자 경험에서 가장 민감한 영역이잖아요. 한 번이라도 오류가 나면 신뢰를 잃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설계 단계부터 실패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 문제가 생겼을 때 복구가 가능한 구조인지에 특히 신경을 썼습니다.

Q. 최근 론칭한 세차 구독 서비스도 담당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실제 구현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세차 구독 서비스는 테크팀에게도 꽤 도전적인 프로젝트였어요. 처음 구상할 때는 사용자가 앱에서 세차 예약까지 한 번에 끝낼 수 있게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하지만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그리고 내부 일정 등 여러 현실적인 제약이 겹치면서 초기 기획 내용 그대로를 담아 서비스를 오픈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개발자로서 아쉬움이 많았죠.

그런데 오히려 이런 과정을 통해 실제 운영 단계에서 어떤 문제들이 생기는지를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파트너 일정 관리나 사용자 알림 체계 같은 부분은 단순히 기술 구현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직접 체감했죠.

지금은 이런 경험을 바탕로 예약 시스템을 개선하고 자동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사용자가 앱 안에서 모든 과정을 편하게 끝낼 수 있게 하자’는 방향성만큼은 확실하게 목표로 잡고 있어요.

기술보다 중요한 문제 해결의 본질을 찾다”

Q. 입사 전과 비교했을 때, 차봇에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고 느낀 부분은 무엇인가요?

가장 크게 성장한 건 문제를 바라보는 시야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주어진 요구사항을 빠르고 정확하게 구현하는 데만 집중했다면, 지금은 “이게 정말 사용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일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차봇은 운전자의 생애주기를 커버하는 완결형 오토커머스를 지향하는 만큼, 여러 서비스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덕분에 기술이 비즈니스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는지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었죠. 자연스럽게 단순히 코드만 잘 짜는 개발자가 아니라, 기술적 의사결정이 서비스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까지 생각하게 되었고요.

또 하나는 ‘문서화와 공유’의 중요성을 몸으로 배운 거예요. 초기에 인증 시스템 마이그레이션을 진행하면서, 정확한 기록이 없을 때 얼마나 많은 혼란이 생기는지 직접 겪었거든요. 그 경험 이후로는 어떤 작업을 하든 다른 팀원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남기는 습관이 자리 잡았습니다.

Q. 차봇 테크팀만의 일하는 방식이나 문화가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차봇 테크팀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주도적인 팀’이에요. 각자 맡은 영역에서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습니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걸 더 효율적이거나 나은 방식으로 할 수 없을까?”를 늘 고민하죠.

소통 방식도 개방적이에요. 기술적인 논의가 많다 보니 가능한 한 공개 채널에서 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야 정보가 한곳에 모이고, 나중에 합류한 팀원도 맥락을 쉽게 파악할 수 있거든요. 물론 급한 상황에서는 바로 모여서 이야기하고 빠르게 결론을 내기도 하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불필요한 시간 낭비는 최소화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의사결정을 할 땐 ‘왜 그렇게 결정했는지’를 함께 기록으로 남기려 합니다. 결과보다 그 과정이 나중에 훨씬 더 큰 자산이 되더라고요.

Q. 일을 함에 있어서도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추구미’가 있을 텐데요. 개발자로서 본인이 추구하는 일의 기준이나 가치관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발자는 기술을 다루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어떤 기술이 유행하더라도 “이게 정말 필요한가?”, “지금 상황에 맞는가?”를 먼저 묻습니다. 결국 중요한 건 기술 그 자체보다 그걸로 무엇을 해결하느냐니까요.

예전에는 코드를 얼마나 깔끔하게 짜느냐가 제 기준이었어요. 요즘은 그보다 ‘이 코드가 실제로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차봇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술적 완성도보다 사용자와 비즈니스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배웠거든요.

그리고 처음엔 실수를 피하려고 애썼다면, 지금은 실수도 배움의 과정이라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누구나 완벽할 수 없으니까요.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려는 것보다 문제를 빨리 발견하고 공유하는 게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Q. 개발자로서 요즘 시대의 화두인 AI에 대해 누구보다 관심이 높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실제로는 어떤 방식으로 관련 기술을 활용하고 있나요?

AI를 단순히 편리한 도구로만 보기보다는, ‘업무 효율을 높여주는 동료’처럼 활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문서 초안을 정리하거나 반복적인 코드를 점검할 때 AI의 도움을 자주 받죠. 아이디어를 빠르게 검증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공부할 때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 유용하고요.

또 AI 활용 사례나 자동화 프로세스 개선 방안을 배우기 위해 세미나나 컨퍼런스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에는 AI Festa 2025 컨퍼런스에 다녀왔는데, 다른 기업들의 기술 적용 사례를 보면서 우리 팀에도 접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AI를 사용할 때 가장 중요한 건 AI의 답을 그대로 믿지 않는 태도인 것 같아요. 결국 판단의 책임은 사람이 져야 하니까요. AI가 제안한 결과를 검토하고, 그 근거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제대로 활용하는 거죠. 그래서 저는 AI를 ‘결정을 대신하는 존재’보다는 함께 사고를 확장해주는 파트너라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이런 도구들을 얼마나 현명하게 쓰느냐가 개발자 역량의 중요한 부분이 될 거라고 봅니다.

함께 배우고, 함께 성장하는 여정”

Q. 차봇에서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나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단기적으로는 지금 진행 중인 레거시 시스템 개선을 마무리하고, 서비스의 안정성과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고 싶어요. 기술적인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사용자가 서비스를 쓸 때 아무런 불편을 느끼지 않는 것이야말로 차봇이 만들어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조금 더 긴 호흡으로는 팀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개발은 혼자 잘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잖아요.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배우면서, 개인의 역량이 팀의 역량으로 이어질 때 서비스도 함께 성장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단순히 기능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않고, ‘차봇만의 개발 문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기여하고 싶어요. 그게 제가 여기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목표입니다.

Q. 차봇만의 개발 문화를 같이 만들어갈 새로운 동료로 어떤 분과 함께하고 싶은가요?

능동적으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려는 분이었으면 해요. 주어진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이걸 더 나은 방식으로 할 수 있을까?”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분이라면 더할 나위 없겠죠.

그리고 무엇보다 소통이 솔직한 사람이 좋아요. 모르는 걸 모른다고 말할 수 있고, 문제가 생기면 빨리 공유해서 같이 해결할 수 있는 분이요. 그런 분들과 일할 때 팀의 속도도,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진다는 걸 많이 체감했기 때문이에요.

마지막으로 서로의 성장을 진심으로 응원할 수 있는 동료를 만나고 싶어요. 경쟁보다는 협력을 통해 팀이 함께 나아가는 게 결국 더 멀리 가는 길이라고 믿거든요.

Q.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는 크루들이나, 개발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먼저 함께 일하는 크루들에게는 항상 곁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 고맙다고 전하고 싶어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매번 자극을 받고, 서로 배우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게 큰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발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기술’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네요. 멋진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결국 중요한 건 그 기술로 어떤 문제를 풀 수 있느냐거든요. 특히 AI 같은 도구가 빠르게 발전하는 지금은 그걸 어떻게 잘 활용하고 판단하느냐가 더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아요. 저 역시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함께 성장하고, 함께 배우는 여정을 오래 즐길 수 있는 개발자로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