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해외 인재들도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차봇 모빌리티에서 글로벌 인턴십을 경험한 히라타 사와노님 역시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출신 대학생인 사와노 님은 두 달간 차봇 모빌리티 해외사업팀에서 활동하며 한국 스타트업 문화와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시야를 넓혔습니다. 그녀는 짧지만 밀도 있는 경험 속에서 KITA 주관 ‘K-커리어 마스터 프로젝트’에 참가해 대상 수상이라는 값진 성과까지 거두며 글로벌 인재로서의 역량을 증명했는데요. 이번 인터뷰에서는 해외 인재의 시각에서 본 한국 스타트업 문화, 차봇 모빌리티의 글로벌 경쟁력, 그리고 미래를 향한 포부를 들어봤습니다.

“K-pop에서 시작된 한국 유학, 그리고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도전”

Q.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일본에서 온 유학생 히라타 사와노입니다. 현재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비즈니스와 마케팅 분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사실 제가 한국에 오게 된 계기는 조금 특별해요. 고등학교 때 세븐틴이라는 K-pop 그룹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공연 영상을 볼 때마다 ‘이걸 자막 없이 이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고1 때부터 본격적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죠. 그런데 언어를 배우다 보니 어느 순간 음악보다 한국 사회와 문화 자체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유학까지 결심하게 됐습니다. 단순한 팬심이 제 인생의 진로를 바꾼 셈이죠.

Q. 차봇 모빌리티 글로벌 인턴십에는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사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망설였어요. 자동차를 소유해본 적도 없고, 모빌리티 산업은 제 전공과 거리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내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컸죠.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니 이런 도전이야말로 제가 추구해온 ‘새로운 경험’의 연장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빌리티 산업의 확장성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요.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보험, 금융, 신차·중고차 거래까지 다양한 산업과 맞닿아 있잖아요. 그만큼 새로운 기회가 계속 창출되는 역동적인 분야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차봇이 플랫폼을 직접 운영하고 개발한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단순히 기존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그에 맞는 새로운 솔루션을 만들어간다는 철학이 제가 배우고 싶었던 부분과 일치했거든요.

Q. 인턴십 기간 동안 어떤 업무를 맡으셨나요?

제가 맡은 업무는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언어적 가교 역할이었습니다. 일본 관련 자료를 번역하고 회의에서 통역을 담당하며, 한국과 일본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드는 일이었죠. 두 번째는 일본 모빌리티 시장을 깊이 있게 조사해서 전략적 인사이트를 담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었어요. 마지막으로는 ‘K-커리어 마스터’ 프로젝트에 차봇 모빌리티 대표로 참여해 전략을 수립하고 최종 발표를 이끌어가는 역할까지 맡았습니다.

사실 처음 근무를 시작했을 때는 정말 긴장됐어요. 외국인 인턴이다 보니 걱정이 앞섰거든요.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어요. 해외사업팀은 물론이고 파이낸스팀, 인사팀 구성원들까지 모두 따뜻하게 챙겨 주셔서 생각보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그 어떤 경험보다 밀도 높게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Q. 일본 기업과 비교했을 때 한국 스타트업에서 느낀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제일 다른 점은 ‘속도’라고 생각해요. 한국 스타트업에서는 아이디어가 나오면 곧바로 실행에 옮기고, 그 결과에 대한 피드백도 빠르게 이루어지죠.

예를 들어 K-커리어 마스터 프로젝트에서 제가 일본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했을 때의 이야기인데요. 발표가 끝난 지 두 시간도 되지 않아 CFO님이 IR 자료를 수정하라고 지시하신 적이 있었어요. 굉장히 놀라기도 했고, 솔직히 부담스럽다는 마음도 들었죠. ‘이렇게 중요한 자료에 인턴인 내가 낸 아이디어가 바로 반영되어도 괜찮을까?’ 싶었거든요. 그런데 팀장님이 “괜찮다, 해보자.”라고 말씀해 주셔서 정말 기쁘고 안심되었어요.

이렇게 한국 스타트업 문화는 빠른 피드백 반영을 중시하는 반면에 일본에서는 안정성이나 품질, 기존 관행을 좀 더 중시하는 편이에요. 그 탓에 디지털 전환 속도도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죠.

또, 소통 방식도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턴임에도 불구하고 임원진과 직접 의견을 주고받을 기회가 많았는데, 일본 기업에서는 보기 힘든 경험이라 더 기억에 남아요.

Q. 인턴십을 통해 본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특징과 차봇의 기회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차봇 모빌리티를 통해 느낀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 중심’이었어요.

서비스를 설계할 때부터 이용자가 어떤 불편을 겪는지, 그걸 어떻게 풀 수 있을지를 중심에 두고 움직인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특히 운전자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들어가는 차봇의 모습에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회사라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일본의 경우는 아직도 공급자 중심으로 서비스가 설계된 경우가 많아요. 또한 자동차 시장 구조 자체도 한국과는 상당히 다르죠. 일본은 제조사와 딜러 간의 관계가 매우 견고하게 고착화되어 있고, 수입차와 국산차의 유통 구조도 완전히 분리되어 있거든요.

하지만 저는 이런 차이가 오히려 차봇에게는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일본 시장에는 아직 차봇처럼 빠르게 변화하고 진화하는 플랫폼 서비스가 많지 않거든요. 특히 차봇이 가진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철학과 통합 플랫폼으로서의 강점을 제대로 어필한다면, 기존 일본 시장의 경직된 구조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K-커리어 마스터 프로젝트, 성장을 이끌다”

Q. ‘K-커리어 마스터 프로젝트’ 준비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프로젝트 주제는 ‘차봇 모빌리티의 일본 진출 전략’이었어요. 처음에는 보험만 다루면 될 줄 알았는데, 실제 과제는 훨씬 더 넓었어요. 금융과 신차·중고차 판매까지 포함해 파트너십 전략과 수익 모델까지 제안해야 했죠. 범위가 워낙 방대하다 보니 막막했지만, 팀원들과 역할을 나누면서 조금씩 길을 찾아갔어요.

자료 수집도 쉽지 않았어요. 일본 기업들은 정보를 잘 공개하지 않는 편이라 인터뷰 기사나 제휴 사례 같은 간접 자료를 모아 퍼즐을 맞추듯 분석해야 했어요. 그 탓에 준비 시간의 대부분이 조사로 채워졌지만, 그만큼 시장을 깊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충분한 자료가 모인 뒤에는 팀원들과 “이 전략이 현실에서 정말 가능할까?” “일본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토론을 거듭하면서 방향을 구체화해 갔습니다. 국적과 배경이 다른 팀원들이 모였다 보니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가 쉽게 나왔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프로젝트 완성도도 높아졌죠.

Q. ‘K-커리어 마스터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는데요. 당시 소감은 어떠셨나요?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밤을 새워 준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안도감과, 저희가 다듬은 전략이 실제로 인정받았다는 기쁨이 동시에 밀려왔죠.

특히 강산성 팀장님의 멘토링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사 범위가 넓다 보니 방향을 잃을 때가 많았는데, 팀장님이 “먼저 실행 가능성을 따져라”라고 조언해 주신 덕분에 전략을 훨씬 더 구체적으로 다듬을 수 있었어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어요. 발표와 거의 동시에 인턴십이 마무리되다 보니, 우리가 만든 전략을 더 오랫동안 다듬고 실무진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눌 시간이 부족했거든요.

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에도 우리의 아이디어가 회사의 실제 전략 검토 과정에 참고자료로 활용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보람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학생 신분으로 만든 제안이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걸 깨달으면서,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얻었고요.

“전략에서 실행까지, 인턴십이 남긴 성장의 발자취”

Q. 이번 인턴십이 진로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모빌리티 산업은 단순히 자동차 판매에 그치지 않고 중고차, 보험, 금융, 정비 등 수많은 분야와 맞닿아 있어요. 이번 인턴십은 이러한 다양한 영역을 한 번에 접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고, 덕분에 한 산업에 국한되지 않고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었어요.

특히 전략 수립 과정에서 시장을 분석하고 파트너십 모델을 고민했던 경험은, 글로벌 기업이든 스타트업이든 어디에서나 적용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더 나아가 ‘전략을 세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어요. 아무리 훌륭한 아이디어라도 현실에서 구현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앞으로는 이런 실행력까지 갖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더욱 구체화되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저는 사람들에게 ‘새로움을 전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누군가 저를 떠올렸을 때 “아, 사와노와 이야기하면 항상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같은 풍경을 보더라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고, 그런 시선을 나누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도 의도적으로 다양한 자극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독특한 건축물을 감상하고, 길거리 예술 작품을 사진으로 담는 활동들을 즐기고 있어요. 이런 경험들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제 안의 ‘새로움에 대한 감각’을 유지하게 해주고, 제가 되고 싶은 모습에 조금씩 더 가까워지게 해주는 것 같아요.

특히 차봇에서의 인턴십 경험을 통해 깨달은 건, 새로운 시각이라는 게 꼭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는 점이에요. 일본인으로서 한국 스타트업 문화를 바라본 관점, 모빌리티 산업 초보자로서 느낀 솔직한 의문들, 이런 것들이 오히려 팀에게는 귀중한 인사이트가 될 수 있었거든요.

“사용자 중심의 철학, 일본 시장에서도 통할 경쟁력”

Q. 마지막으로 차봇 모빌리티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차봇에서 보낸 시간은 단순한 인턴십 이상의 경험이었습니다. 새로운 산업에 도전할 용기를 주었고, 전략이 현실로 구현되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게 해주었죠. 무엇보다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생각하고 도전하며 성장하는 과정이라는 걸 깨닫게 해주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차봇과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특히 차봇이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제가 가진 현지 경험과 이번 인턴십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함께 성장해나가고 싶어요.

차봇 모빌리티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지금처럼 ‘사용자 중심’이라는 핵심 가치를 절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제가 인턴십 기간 동안 가장 깊이 느낀 차봇의 강점이 바로 그 부분이었거든요. 시장이 아무리 빠르게 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져도, 항상 운전자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고민하는 그 철학만 유지한다면, 차봇은 분명히 글로벌 시장에서도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