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봇모빌리티는 지난 7월,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GMEP(Global Market Expansion Program) 참가를 위해 실리콘밸리를 방문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매년 수많은 기업들이 도전하는 무대로, 이번에는 약 180여 개 스타트업 가운데 단 20곳만이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차봇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눈에 띌 수 있었던 건, 차봇만이 갖춘 특별한 강점 때문이었습니다. 특히 차량 구매부터 금융·보험·시공·사후 관리까지 운전자의 여정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차봇만의 비즈니스 모델은, 확장성과 현지화 가능성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차봇이 이번 GMEP에 도전한 건 ‘그동안 한국에서 빠르게 성장해온 차봇이, 더 넓은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풀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고, 투자자와 파트너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기술 경쟁력을 현장에서 직접 검증하기 위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만난 현장의 목소리

차봇의 실리콘밸리 여정은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 참가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현지의 공기를 직접 마시고, 시장의 소리를 몸소 듣는 시간에 가까웠습니다.
라운드1 기간 동안 ‘K-Startup Vibe’ 피칭에 참여해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에게 서비스를 소개했고, LG Technology Ventures, LG NOVA, Plug and Play, StartX, Sazze Partners 등 주요 VC 및 액셀러레이터와 네트워킹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한 조준상 부대표님이 가장 의미 있었다고 평가한 활동은 현지 딜러십과 정비소를 직접 방문한 시장 조사였습니다. 현지 딜러십을 방문해 확인한 결과, 지인 소개나 직접 방문 같은 전통적인 영업 방식 외에도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한 잠재고객(리드) 유입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주목되는 점은 이러한 리드가 딜러들에게 전달되는 방식이었습니다. 복잡한 시스템이 아닌 단순한 문자 메시지 형태로 제공되고 있었고, 딜러들은 화려한 플랫폼의 UI보다는 잠재 고객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 딜러는 “고객 정보를 빨리 받아 연락하는 것이 핵심이지, 툴이나 방식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정비소 역시 대부분 가족 경영의 소규모 업장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예약 관리는 여전히 전화에 의존하고 있었고, 한 정비소 사장은 “수리 작업 중에는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예약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며 예약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현장 조사를 통해 차봇은 중요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는 복잡한 기능보다 속도와 효율이 우선시되며, 딜러 시장은 이미 경쟁이 치열한 반면 정비 시장은 아직 디지털화의 여지가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제로베이스 미국 시장,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실리콘밸리 방문은 차봇의 강점과 보완점을 동시에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차봇은 한국에서 9년간 운영하며 연 매출 320억 원, 시리즈C 120억 원 투자 유치 등의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현지 투자자들도 이러한 실적에 관심을 보였고, 이는 차봇의 기술 완성도와 사업 확장 경험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의 성공이 미국 시장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어렵다는 현실도 직면했습니다. 조준상 부대표님은 “미국 시장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곳”이라며,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규제·문화에 맞는 서비스 재설계의 필요성을 강조하셨는데요.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AI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체감했음을 전했습니다. 단순 생성형 AI를 넘어 산업별 특화 AI가 빠르게 도입되고 있었고, 이러한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는 환경임을 절실히 확인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차봇, 글로벌 확장의 다음 걸음은?

실리콘밸리에서의 경험은 차봇의 글로벌 전략을 더욱 구체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차봇은 9월 라운드2 프로그램에서 프로토타입을 통한 시장성 검증과 투자자·파트너와의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일본 시장 진출과 병행하여 글로벌 거점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조준상 부대표님은 향후 계획에 대해 “무리한 확장보다는 각 시장에 맞는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실질적인 성과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것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방법”이라고 전하셨는데요. 이는 화려한 전략보다 결과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이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는 길이라는 메시지라 할 수 있습니다.
차봇은 앞으로 한국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각 시장의 특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현지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이번 실리콘밸리에서 얻은 교훈을 토대로,
초심의 자세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글로벌 무대에서 그 답을 하나씩 증명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