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이 변화의 흐름 속에 있다. 전기차 전환, 자율주행, 그리고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Software Defined Vehicle)의 부상은 자동차를 단순한 이동 수단에서 디지털 플랫폼이자 라이프스타일 허브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자동차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더 이상 마력이나 연비에 있지 않다. 사용자가 차 안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그 경험을 얼마나 유기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특장차 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가장 먼저 보여주는 분야라 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더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 세계 특장차 시장은 2025년 약 1,097억 5,000만 달러(약 147조 원)에서 2030년 약 1,282억 2,000만 달러(약 17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시장 역시 한국자동차제작협회 특장차저널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조 원에서 2030년 3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VIP 의전 차량, 프리미엄 패밀리카, 캠핑·레저 차량 등 맞춤형 차량 수요가 증가하면서 자동차가 단순 이동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경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외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해외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마이바흐 S클래스를 기반으로 한 초고급 VIP 의전 차량을 통해 ‘이동 중 집무실’이라는 개념을 현실화했다. 일본 토요타는 알파드와 벨파이어 같은 하이엔드 밴 모델을 중심으로 패밀리·레저 특화 수요를 흡수하며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과 현대 스타리아 라운지 리무진이 이동 중 학습, 휴식, 레저까지 포괄하는 모듈형 패밀리카로 진화하며 새로운 수요층을 형성했다. 이러한 변화는 점차 자동차 산업이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경험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차봇 모빌리티와 케이씨모터스의 전략적 협업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케이씨모터스는 기아 1차 협력사로서 순정 하이리무진 기반의 특장차 제작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노블클라쎄(Noble Klasse)는 2015년 케이씨모터스가 출시한 브랜드로 기아 카니발, 제네시스, 현대 쏠라티를 프리미엄 리무진으로 컨버전하는 국내 유일의 특화 차량이다.

<이미지: 차봇 신차구매 컨시어지 서비스로 구매할 수 있는 ‘노블클라쎄’>

이번 협약으로 차봇 모빌리티는 일반 승용차부터 1억원대 프리미엄 리무진까지 포괄하는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차봇’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점 차량 라인업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차봇 모빌리티만의 차별화된 완결형 디지털 오토커머스 전략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미지: 노블클라쎄 L4모델>

특히 이번 협업에서 차봇 모빌리티는 고객 경험 중심의 세그멘테이션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노블클라쎄의 L4·L9 모델은 회장님, 대표님 등 VIP 고객과 법인 의전 수요를 위한 차량으로, 이동 중에도 집무와 회의, 휴식을 완벽하게 보장한다. 촬영 스케줄이 잦은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나 컨설팅, 전문직 종사자처럼 이동 중 몰입 환경을 필요로 하는 고객층에게도 최적화되어 있다. 반면 T9·ST9 모델은 고소득 가정의 학부모를 위한 프리미엄 리무진으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이동을 통해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미지: 노블클라쎄 T9 모델>

차봇 모빌리티는 이러한 고객 세그먼트를 기반으로, 단순 차량 구매 컨시어지 서비스를 넘어 콘텐츠 결합형 구독 패키지로의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자동차 자체를 콘텐츠 경험 플랫폼으로 전환해 단순 판매 이상의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새로운 수요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VIP 의전 고객에게는 호텔 스위트·프리미엄 골프 라운드 같은 럭셔리 패키지를, 교육 중심 가정에는 이동형 독서실 하드웨어와 함께 온라인 강의·학습 프로그램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비즈니스 고객에는 이동 오피스 환경과 업무 효율화 서비스를, 연예인 등 휴식이 필요한 고객에는 여행·웰니스 콘텐츠를 결합한 패키지가 가능하다.

이는 테슬라의 FSD 구독, BMW의 소프트웨어 월정액 서비스처럼 차량의 생애주기 동안 지속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기존 렌트·리스 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차봇 모빌리티는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SaaS(Software as a Service) 기반의 완결형 디지털 오토커머스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 자동차 유통의 한계를 넘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상품 개발, 콘텐츠 결합형 구독 모델, 네트워크 기반 판매 시스템을 통해 축적된 데이터와 노하우를 활용해 보다 고도화된 디지털 오토 컨시어지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자동차 산업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경험과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는 패러다임 속에서, 차봇 모빌리티는 디지털 세일즈와 맞춤형 상품화를 통해 새로운 기준의 오토커머스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행보는 차량을 소유에서 경험으로, 제품에서 서비스로 전환하는 모빌리티 시장의 미래 방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