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차를 구매하는 건 누구에게나 설레는 일이다. 하지만 막상 차를 사려고 마음먹으면 고민해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브랜드나 모델별 가격을 꼼꼼히 비교해야 하고, 어렵게 모델을 선택해도 할부, 옵션 시공, 사후관리 등 신경 써야 할 점이 수두룩하다. 이런 소비자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스타트업이 있다. 차량 구매부터 보험 가입, 소모품 관리, 수리까지 그야말로 운전자 생애 전주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봇모빌리티다.

2016년 강성근 대표 창업

車보험 비교 기반, 딜러 솔루션 급성장

차봇모빌리티는 ‘모두를 위한 더 나은 모빌리티의 여정을 만들자(Make your mobility journey better for everyone)’는 슬로건을 달고 강성근 대표가 2016년 설립한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차봇이란 사명에는 자동차와 로봇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모빌리티에 로봇처럼 최신 기술을 더해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사업 초기인 2016년에는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에 주력했다. 보험 전문 서비스를 제공해 1년여 만에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누적 거래액 225억원을 기록, 시장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차봇모빌리티는 자동차보험 서비스를 필두로 차량 구매, 관리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수입차 딜러 출신인 강성근 대표 경험을 살려 자동차 딜러 영업 솔루션, 딜러 업무 관리 서비스부터 도입했다.

2017년 선보인 ‘차봇프라임’은 딜러들을 위한 영업 솔루션 플랫폼이다. 고객 관리, 고객 매칭, 자동차보험 중개, 중고차 매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팀장’은 딜러 업무 관리를 보조하는 서비스 플랫폼. 딜러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새 국내 자동차 딜러 중 90%를 넘는 3만2000여명이 차봇프라임, 차봇 딜러 멤버십을 운영한다. 딜러들이 차봇프라임, 차팀장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차봇모빌리티는 자연스레 수많은 차량 판매, 관리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는 “강력한 딜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차량 견적 비교 시스템은 차봇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라며 “사용자가 모바일 앱을 통해 원하는 차량 조건을 입력하면 전국 딜러들이 실시간으로 경쟁 견적을 제시하고 상담, 계약, 인도까지 모든 절차를 디지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2년에는 운전자 대상 B2C 플랫폼인 ‘차봇’을 선보였다. 차량을 구매할 때 단순 중개를 넘어 비교, 가입까지 가능한 완결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국내 23개 금융사와 제휴하고, 전국 900여개 출고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보해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했다. 비대면으로 차량 탐색부터 출고까지 가능한 ‘오토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차별점이다.

차량관리 부문에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례로 차량 사진만으로 인공지능(AI)이 수리 필요 부위와 예상 비용을 자동 산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자동화 기능이 탑재된 ‘차계부’ 등 차량 주행 데이터 기반의 맞춤 정보를 제공해 기존 차량 관리의 번거로움을 줄였다.

차봇모빌리티 모바일 앱 화면. (차봇모빌리티 제공)

차봇모빌리티 모바일 앱 화면. (차봇모빌리티 제공)

총 226억원 투자 유치

오토 리테일 시장까지 진출

이뿐 아니다. 차봇모빌리티는 자동차 매매 중개를 넘어 신차 판매 시장까지 진출해 오토 리테일 부문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2023년부터 영국 프리미엄 오프로드 브랜드 ‘이네오스 오토모티브’의 국내 공식 수입원 역할을 해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쇼룸과 서비스 센터를 오픈해 눈길을 끌었다.

덕분에 성과도 우상향 곡선을 그린다. 지난해 238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7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지금까지 누적 거래액 1조300억원, 누적 이용자 160만명을 기록했다. 차봇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0만명을 넘어섰다. 사업 모델 경쟁력을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 유치도 받았다. 한화투자증권, 현대투자파트너스, 현대해상, SK네트웍스, 지엘케이에쿼티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해 어느새 누적 투자액이 226억원에 달한다.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는 “향후 AI 기반 차량 구매 추천 시스템, 신차와 중고차에 특화된 금융 상품, 프리미엄 서비스 구독 모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 강성근 차봇모빌리티 대표

美·日 진출해 ‘K-모빌리티 플랫폼’ 개척

차봇모빌리티 제공

차봇모빌리티 제공

Q.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에 뛰어든 배경은.

A. 그동안 수입차 판매 딜러를 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다. 기존 자동차 시장은 보험 등 금융, 시공, 매매 같은 서비스가 각각의 채널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 한 대를 사기 위해 정보 탐색에 많은 시간, 비용을 써야 해 비효율적이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량 구매부터 보험 연계, 사후 관리까지 하나의 앱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차봇 플랫폼을 개발했다.

Q. 차봇모빌리티와 유사한 글로벌 유니콘 기업 사례가 있나.

A. 글로벌 오토커머스 시장은 국내보다 훨씬 성숙한 단계에 접어들었다. 미국의 경우 카구루스(CarGurus), 트루카(TrueCar), 카스닷컴(Cars.com) 등 여러 스타트업이 이미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했다. 카구루스는 미국 방문자 수 1위 중고차 마켓플레이스로, 딜러들의 구독료와 광고 수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해왔다. 트루카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차량 가격 투명성을 높인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국내 디지털 오토커머스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해외 기업 사례를 보면 잠재력이 크다. 지금까지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완결형 오토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 모빌리티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싶다.

Q. 최근 글로벌 시장에도 진출했다.

A. 자동차 구매, 관리가 디지털로 전환되는 흐름은 세계적인 현상이고 아시아, 북미 시장에서 플랫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현지 보험사 제휴를 통해 디지털 보험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북미에서는 정비·시공 등 차량관리 B2B 솔루션 도입을, 몽골에서는 중고차·신차 거래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특히 미국에서는 단순한 차량 판매 플랫폼이 아닌, 구매 이후의 보험, 애프터서비스, 시공, 대리운전까지 모두 연결되는 차봇의 ‘완결형 통합 서비스 모델’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플랫폼 기업의 해외 진출이 쉽진 않지만 주요 국가별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차별화된 ‘K-모빌리티 플랫폼’ 표준을 제시해나갈 계획이다.

Q. 향후 계획은.

A.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이용’으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분절된 서비스’에서 ‘통합 서비스’로 변화하는 만큼 더 큰 혁신이 필요하다. 디지털 오토커머스라는 필드 안에서 자동차 거래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한층 정교하게 확장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협력 모델도 확대해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에서 통하는 ‘슈퍼앱’으로 키우고 싶다.